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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여왕 줄거리 결말 스포일러 감독 등장인물 상영 시간 관객수

꿀잼 영화 정보

by 쿠로스 2020. 9. 5.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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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요섭
각본
이요섭, 전고운
출연
박지영, 조복래, 허정도, 김대현 외
장르
스릴러
제작사
광화문시네마
배급사
(주)콘텐츠판다, (주)더콘텐츠온
촬영 기간
2015년 7월 6일 ~ 2015년 8월 17일
개봉일
2016년 8월 25일
상영 시간
103분
총 관객수
43,866명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이 120만원이나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이보다 더 큰 사건이 있음을 감지하고 미경의 남다른 '촉'이 발동하는데...

 

범죄의 여왕 등장인물 
양미경(박지영)
지방(전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어쩐지 본업은 동네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야매 시술 쪽인 듯. 영화가 진행되면서 알려지기로는 이쪽으로 전과도 있으시다(..) 오프닝에서 고객인 동네 아줌마를 찾으러 미용실로 쳐들어 온 폭력남편에게 약물이 든 주사기로 대항하는 등, 깡이 여간 센 게 아니다. 아들인 익수를 '이 판사'라고 부르는데, 익수가 '돈 많은 게 제일 높은 거'라며 판검사 안 하고 변호사 할 거라고 하자 당장 다음 날부터 '이변'으로 부른다(..)

 

B101호 - 개태(조복래)
동일맨션 거주자 겸 관리사무소 직원인데, 외모로 보나 이름으로 보나 평범한 삶은 아닌 것 같다. 관리소 사람들이 건전한 삶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것도 원인 중 하나. 미경에게 뭔가 뜻하지 않게 엮이면서 공동 작전을 펼치게 된다.

 

404호 - 이익수(김대현)
미경의 아들로 명문대를 나와 3년째 고시 준비 중. 배경으로 미루어 보아 홀어머니가 시골에서 미용실을 하면서 뒷바라지를 해 왔고 본인이 딱히 경제활동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왔는데도 그냥 돈 내고 말자는 엄청난 배포를 갖고 있다(..)
403호 - 강하준(허정도)
사법시험을 열 번 떨어진 일명 '십시'.

 

301호 - 오덕구(백수장)
뭔가 살짝 모자라 보이는 고시생. 올해는 1차 시험에서 떨어져서 2차 시험을 치지 못한다고 한다. 주인공이나 관객에게 설명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 캐릭터.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맨션 앞에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빙고 게임을 한다.

 

관리소장 박세주(오창경)
관리소 직원 이태길(이성욱)
오민성 경사(정민성)
송순경(강진아)
402호 - 경진숙(이솜)
명목상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중. 관악경찰서장의 딸인데, 경찰 시험에 붙지 못하면 집에 돌아오지 말라고 하길래 마침 꼴도 보기 싫은데 잘됐다는 마음으로 시험 따위 내팽개쳤다...고 본인은 주장한다. 하루하루를 게임으로 보내는 중.

 

 

범죄의 여왕 줄거리
미경(박지영)은 어느 날, 사법시험 2차 시험을 며칠 앞둔 아들 익수(김대현)로부터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왔는데 납부를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고 수상함을 느껴 익수가 사는 고시촌으로 상경한다. 익수는 느닷없이 상경한 미경을 약간은 귀찮아 하지만 미경은 이틀 안에 처리하겠다고 장담한다. 그날 밤 잠들기 직전에 복도에서 소리를 들은 미경은, 복도 귀퉁이에서 폭행당하는 개태(조복래)와 복도에 떨어진 핏자국을 문틈 사이로 목격하고 겁에 질려 문을 닫는다.

시험 4일 전(이튿날)
미경은 맨션 앞에서 301호 거주자 덕구(백수장)를 만나고, 관리소에 들러 수도요금이 어떻게 120만원이 나오냐며 따지지만, 공부 중인 아들을 직접 불러서 해결하려는 소장의 태도에 일단 꼬리를 내린다. 수도 계량기는 403호와 404호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에 미경은 일단 403호 거주자의 연락처를 받고 맨션으로 돌아와 미경은 '밥 한 끼 대접할테니 모여서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는 내용의 메모를 집집마다 문 앞에 붙여놓고 고기를 굽지만, 덕구를 제외하고 아무도 오지 않는다. 미경은 익수에게 도시락을 전해 주려 학원으로 찾아가고,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은 익수는 그냥 수도 요금을 납부하고 끝내길 바란다. 한편 복도를 지나가는 학생들마다 정체불명의 팩 음료를 마시면서 가기에 미경이 지나가는 학생에게 묻자, 머리가 맑아지는 합격탕이라고 말한다.


맨션으로 돌아온 미경은 관리소장 패거리가 물통을 잔뜩 들고 맨션으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하고 몰래 따라가, 잠겨 있던 4층의 비품 창고 문을 열고 마침 앞에 있던 개태를 보온 도시락통으로 가격한다. 그러나 태길에게 제압당하고 한 대 얻어맞을 찰나에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당한다. 알고 보니 비품창고 안에서는 바로 그 합격탕을 제조중이었고 미경은 이게 수도요금의 원인이 아니냐고 따지지만 지하수를 산에서부터 길어와 만든 것이라고 항변하고, 뇌물을 받은 경찰은 도리어 미경이 개태를 가격한 장면을 목격했다며 미경을 파출소로 연행한다. 보호자로서 파출소에 찾아온 익수는 미경에게 지금이 자기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인만큼 방해하지 말아 달라며 화를 낸다.

시험 3일 전
쓰러졌던 개태는 자기 집인 B101호에서 눈을 뜨는데 미경이 밥을 차리며 기다리고 있다. 밥을 먹으며 미경이 진짜 이름을 묻자 개태는 "내가 지었다. 개같이 태어나서. XX 멋있지."라고 답하는데, 이를 들은 미경이 고아를 때렸다며 울고불고 "소 눈 본 적 있느냐. 소처럼 눈이 진짜 맑다. 개태 하지 말고 소태 하라"며 위로(..?)한다.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냐는 개태의 질문에 미경이 403호 사람과 계속 연락해 보고 안 되면 다시 관리소에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하자, 개태는 어쩔 수 없이[6] 같이 403호에 가 주겠다고 한다. 403호 앞에서 개태는 윽박을 지르지만 아무도 없는 403호에서는 응답이 없고 오히려 402호에서 젊은 여자가 짜증을 낸다. 402호 여자와 개태의 말싸움을 미경이 말리자, 402호 여자는 미경에게 "404호 어머니 아니냐. 그 새끼 좀 데리고 가 달라"고 한다. 맨션을 나와 덕구에게 403호 사람에 대해 묻자 덕구는 403호는 시험에 열 번 떨어진 '십시'라며 학원 자습실이나 식당을 찾아 보고 그래도 없으면 타이거 PC방에 있을 거라고 답한다.

그 말대로 PC방에서 마침내 403호 거주자 하준(허정도)을 발견하고 미경이 수도요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하준의 왼손에 낀 반지를 보고 '혹시 부인과 같이 살고 있느냐'고 묻는데 하준은 수상한 태도를 보이며 부인한다. 이에 미경이 403호 내부를 직접 보겠다고 나서지만, 하준이 그 쪽 아드님만 시험 보는 것 아니지 않냐고 하자 할 말을 잃고 하준이 자리를 뜨는 것을 막지 못한다. 하준이 떠난 뒤 미경은 문득 밖으로 나오지 않아 미경을 본적이 없었을 402호 여자가 자신이 404호 익수의 엄마인 것을 알았던 것을 떠올리며 402호 여자가 간밤의 신고자임을 깨닫고 그녀를 만나러 가게 된다.


한편 402호 진숙(이솜)은 미경에게 하준을 조심하라며 자기가 겪은 일을 말해준다. 어느 날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정전이 되자 진숙은 두꺼비집 스위치를 올리려 복도로 나섰는데 복도가 물바다였고,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일단은 두꺼비집 문을 여는데 누군가 물 위를 걸으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겁에 질린 진숙에게 나타난 하준은 “자기 집 욕조에서 물이 넘쳐서 합선이 된 것 같”다며 스위치를 올리고 돌아갔다. 진숙은 자기 집으로 들어가다가 문득 돌아본 403호 문틈에서 핏물이 배어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문에 달린 렌즈로 바깥을 살피던 진숙은, 다시 방에서 나온 하준이 자신이 사는 402호를 지나갔다가 불쑥 돌아와 402호 렌즈에 눈을 갖다대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숨었다. 이 이야기를 미경에게 해 주면서 진숙은 303호 남자는 극도로 예민해서 층간 소음 때문에 이 집, 저 집 다투는 일[8]이 많았는데, 403호에 따지러 간 날부터 갑자기 303호가 조용해졌다며 그것도 하준의 짓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진숙의 이야기를 듣고 미경은 다시 관리소에 찾아가 403호가 수상하다고 말하지만, 관리소 사람들은 진숙이 유명한 거짓말쟁이라며 '지가 경찰서장 딸이면 왜 여기서 살아?'라며 비웃는다. 무시당한 미경은 관리소를 나서는데, 문 앞에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한 중년 여성과 스쳐 지나간다.

미경은 맨션으로 돌아와 403호로 찾아가 무작정 밀고 들어가려 하지만 하준에게 제지당한다. 미경은 열린 문틈으로 벗어놓은 하이힐을 발견하고 아내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403호를 확인하려 하고, 하준은 없으면 아줌마가 책임지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한다. 이 때 귀가하던 익수가 이를 발견하고 하준에게 사과하며 미경을 데리고 들어간다. 익수는 미경에게 나한테 해준 것도 없으면서 왜 이 중요한 때에 이러느냐며 화를 낸다.


시험 2일 전
간밤의 대화로 상심한 미경은 익수의 방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집을 나선다. 맨션 앞에서 책을 정리하는 덕구를 만나, 시험을 접고 책을 팔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워한다. 관리소에 들러 관리비 전액을 납부하는데, 아침에 하준이 이미 수도요금 전액을 납부하고 갔다며 수도요금을 돌려받는다. 미경은 이에 의문을 갖지만 어쨌든 돈 받았으니 된 거 아니냐는 세주의 말에 긍정하며 관리소를 나선다. 학원에 들러 공부하는 익수의 뒷모습만 보고 다시 돌아가려는 순간, 학원 카운터에서 아들을 찾으러 왔다며 실랑이를 하는 중년 여성을 발견한다. 관리소에서 본 사람임을 깨닫고 부축한 미경은 그 여성의 아들인 303호 남자가 부모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임을 알게 되고 하준에 대한 의심을 도저히 떨칠 수 없어, 개태의 집으로 간다. 

개태는 303호가 단순히 월세를 떼먹고 잠적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살인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데 못 본 척할 수는 없지 않냐는 미경의 정론에 일단 한걸음 물러서게 되고, 결정적으로 10만원에 넘어가 관리소에 보관된 403호 열쇠를 훔쳐 오기로 합의한다. 그리고 그날 밤 늦은 시간, 하준은 무거운 가방과 함께 택시를 타고 떠난다.


시험 1일 전
개태는 핑계를 대고 점심을 거른 뒤 소장의 책상 서랍에서 몰래 403호 열쇠를 챙겨 사무실을 나서는 순간 들어오려던 하준과 마주친다. 하준은 다음 달에 방을 빼겠다고 하는데 이 와중에 개태가 하준에게 생전 처음으로 '어디 가...요?'라며 존댓말을 한다. 한편 미경은 하준의 집에서 본 하이힐에 대해 덕구에게 정보를 묻고, 덕구는 어제 그 여자가 지나갔다고 답한다. 이 때 개태가 열쇠를 갖고 오자 미경은 덕구에게 '하준이 오면 전화를 달라'고 부탁하고 개태와 함께 403호에 잠입한다. 403호를 수색하던 중 미경은 하준과 그의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이 함께 찍은 사진 액자를 책상에서 발견한다.

그 전날 하준의 부인은 403호를 방문했고, 수도요금 이야기를 꺼내는 하준에게 겨우 이것 때문에 오라고 했냐며, 이제 더 이상 뒤치다꺼리 하기 힘들다며 이혼 서류를 내던졌다. 한편 미경과 개태는 화장실을 수색하던 중 배수구에 걸린 다량의 긴 머리카락과 그 끝에 걸려 있는 결혼반지를 발견, 이를 확보한다. 그 시간 학원에서 공부하던 하준은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시험에 열 번이나 떨어져 돈도 친구도 가족도 잃은 자신을, 주변 사람들이 비웃는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결정적으로 맨 앞자리 여자가 고개를 돌리며 자신을 비난하는데 아내의 얼굴이다. 그리고 목에 칼로 그은 듯한 자국이 생기는 환상이 나타나면서 그 얼굴이 시체의 피부처럼 변해 하준이 아내를 살해했음을 암시한다. 결국 하준은 짐을 싸서 학원을 뛰쳐 나오고 맨션으로 돌아온다. 그 직전에 덕구의 전화를 받은 미경과 개태는 화장실에 숨고, 하준이 잠든 틈을 타 몰래 가까스로 빠져나와 위기를 모면한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려고 개태의 오토바이로 출발하는 순간 익수에게 들키고 만다.

 


404호로 돌아간 미경은 익수에게 여태까지 조사한 일들을 얘기하며 이해를 구하려고 하지만 익수는 자기가 미경에게 소중하긴 하냐면서 제발 시험 보는 날만이라도 조용히 집에만 있어 달라며 울분을 토한다. 하지만 미경은 익수에게 '엄마가 사람 구하겠다는데 판검사 되겠다는 놈이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정상이냐'며 결국 익수를 뿌리치고 개태에게 합류하러 간다. 그런데 개태는 403호에서 관리소 열쇠를 발견하고 내려온 하준에게 습격당해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그 와중에도 미경을 보호하려다가 한번 더 오른쪽 가슴께에 칼을 맞는다. 있는 힘껏 저항해 보지만 칼을 든 건장한 하준은 꿈쩍도 않고 결국 미경이 눈을 질끈 감는 순간 익수가 나타나 하준을 밀치며 미경을 위기에서 구한다. 놀라는 미경에게 경찰에 신고했다며 걱정 말라는 익수. 그러나 곧 반격에 나선 하준에게 얻어터지게 되자 미경이 어디선가 주사기를 꺼내 하준의 어깨를 찌른다. 물러난 하준이 다시 칼을 고쳐쥐고 미경을 향해 달려드는 순간, 익수가 온몸으로 미경을 가리고 그렇게 해서 익수가 대신 칼에 찔리나 하는 순간,

미경이 익수의 등 너머로 흉기의 칼날을 고스란히 맨손으로 잡고 말한다. "어디서 내 새끼한테...!"

하준은 황망한 표정으로 칼을 놓고, 때마침 도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된다. 개태 또한 다행히 목숨을 건져 구급차에 실려 이송된다. 어느 새 시험 당일의 해가 밝아 오는데 파출소 담당 경찰은 최초 신고자인 익수의 진술이 필요하다고 동행을 요구한다. 미경이 시험만 보고 오면 안 되겠냐고 부탁하지만 경찰 역시 진술의 오염이 우려된다며 막무가내로 일관한다. 이 때 진숙이 오민성 경사를 부르며 등장하자 경찰이 '서장님 따님이 어쩐 일이시냐'며 당황한다. 결국 진숙의 도움으로 진술이 미뤄진 익수는 덕구의 차를 타고 시험장에 겨우 도착하게 된다. 익수를 들여보내고 미경은 결국 차 뒷좌석에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곯아떨어져 버린다.

 

오프닝에서처럼 미경과 두 아줌마들이 미용실에 모여 있는데 마찬가지로 폭력남편이 난입한다. 또 주사기로 협박이라도 하겠냐며 으름장을 놓는 남편에게, '여기는 여자만 들어올 수 있'다며 가위를 들이대며 대항하는 사람은 바로 개태. 미경이 겪은 사건이 보도되는 뉴스를 넷이서 시청하는 장면으로 끝.

이요섭 감독의 인터뷰

<범죄의 여왕>으로 장편 데뷔했다. 축하한다.
기분이 좋다. 안그래도 어제가 VIP시사였다. 그간 영화를 제대로 볼 겨를이 없던 스탭들까지 다같이 관람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영 선배 측근들도 다 찾아왔다. 그리고 쫑파티 한다고 오늘 새벽 5시까지 술 드시더라.(웃음) 난 오늘 인터뷰 스케줄 때문에 많이 먹진 않았지만 배우들이 집에 갈 때까진 자릴 지켰다.

고시생과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을 영화 주인공으로 삼았다.
사실 처음에는 고시생이 필수 소재는 아니었다. 자리를 잡기 위해 어떤 시험을 봐야만 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취준생정도로 생각했다. 그들이 준비하는 시험이 되게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고른 건, 그들의 상황에서 어떤 아이러니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1차적으로는 먹고 살기 위해서 법조인이 되려는 거겠지만, 명목상으론 분명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갖고자 하는 직업 아닌가. 그런데 그들이 시험을 앞두고 바로 옆에서 살인사건이 나면, 시험 보는 걸 포기하고라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개입할 수 있는지 궁금하더라. 내 생각엔 그동안 시험에 공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절대 그렇게 못할 것 같았다.

당연한 마음 아닐까.
당연하겠지. 근데 그게 바로 직업적 아이러니 아닐까? 불의를 보고 행동하지 않은 뒤에 그 사람이 판사가 되면, 어떤 인간일지에 따라서 좀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 그 기억이 양심의 가책으로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포인트를 살려서 이야기를 구성했다. 또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신선한 느낌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90년대 드라마 보면 사법고시 준비생은 항상 추리닝만 입고 나와 늙수그레한 느낌을 주다가, 시험 붙으면 뒷바라지 해주던 여자친구를 차버리기나 하고, 그런 이미지가 강했으니까(웃음)

극중 살인을 저지르는 ‘하준’은 완전히 상상의 인물인가.
아니다. 여러 인물이 투영됐다. 내 주변만 해도 영화 하겠다고 10년 정도 시나리오만 쓰면서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병이 생겨도 계약하기 전 까진 치료 못 한다고 미룰 정도다. 그 사람들의 생활이 조금씩 반영됐다. 하준은 살인범이지만 그 전에 유부남이기도 하다. 나도 결혼을 했으니 분명 내 모습도 들어있을 거다.(웃음) 솔직히 말하면 영화 찍는 유부남 모습이 가장 많이 투영돼 있다. 가장인데 돈을 못 벌면, 자격지심이 든다. 옆에서 뭐라고 하지 않아도 그렇다. 미안한 마음이 화로 표현되기도 하고. 하준을 연기 한 정도형한테도 “형, 결혼하면 알 수 있어. 다 억울하고, 막 화가 나. 다 때려치우고 싶어. 근데 그런다고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냐. 되게 미안해”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해하더라. 형이 유부남은 아니지만 배우로서 무명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그런 심정을 잘 반영했던 것 같다.

허정도가 그 역할과 상당히 잘 어울렸다.
정도형 얼굴이 너무 좋다. 단편 영화 <껌>에 출연한 걸 봤는데, 고딩한테 삥을 뜯기는 어른 역할이었다. 근데 삥을 어떻게 뜯기냐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난 너희에게 지지 않았어, 다만 그냥 주는 거야. 니가 달라고 해서 주는 게 아니야. 이런 식이다.(웃음) 자기 기세를 죽이지 않으려고 할 때 더 찌질해 보이는 모습을 아주 잘 살렸다.(웃음)

아내와의 관계가 비춰질 땐 마음이 참 무겁더라.
아마 하준이 아내를 원망하는 장면일 거다. “왜, 검사 마누라 검사 마누라 하더니 이제는 못 기다리겠냐?” 라는 말을 한다. 내가 쓴 대사인데 그걸 전고운 감독이 각색 하면서, 아 참, 전고운 감독은 내 와이프기도 한데 아무튼. 보고 나서 “너 나한테 이런 말 하고 싶었냐?”라고 묻더라.(으하하) 사실 내 가슴에 와닿는 장면이었다.

왜 와닿았던 건가.
아내 역할을 맡아준 장하란 선배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내 아내가 떠올라서 그랬다. 그 심정을 상상하게 됐다. 지금 그녀는 하준을 바라보며 왜 저런 자세로 서있을까, 왜 저런 표정일까, 마구마구 눌러 놓았던 용수철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것처럼 왜 갑자기 화가 터져 나올까. 이런 것들 말이다.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남편이 오히려 자기보다 더 약한 인간인 것처럼 고시원 방에서 쭈그리고 누워만 있으면. 아마 아내는 그동안 가방에 이혼 서류를 늘 들고 다녔을 것 같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도 여러 번 질렀을 것 같고, 그러다가 헤어지자고 말하려고 맘도 몇 번 먹었을 거다. 그러다가도 사랑보다는 더 큰, 의리 같은 게 남아있어서 차마 말하지 못했겠지. 여러 번 ‘그 날’처럼 먹을 것만 주고 돌아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등장하는 사람들이 죄다 20대 아니면 30대다. 청춘들이 너무 무기력하게 그려졌다.
그럴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다. 이야기 안에서 재미를 찾으려고 했던 건데 어쩌다 그렇게 됐다.(흐흐) 사실 나랑 비슷한 군상들이기도 하다. 시험이란 경계 안에 묶여있는 존재들은 눈치를 많이 본다. 내 주변 친구들만 봐도 그렇고. 무언가를 즐긴다고 할 만한 것도 상당히 소소하다. 하루 종일 독서실에 있다가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고, 노트북으로 영화 한 편 보는 게 낙인 친구들도 많다. 심지어 영화는 생각도 하기 싫다고 그냥 티비 프로그램 아무거나 틀어 놓는 친구도 있다. 내 경우는 홈쇼핑을 틀어 놓는다.(웃음) 왜냐면 홈쇼핑은 감정이 일관되니까. 모든 게 다 적극적이고, 웃고 있고, 긍정적인 분위기다. 등을 돌리고 있어도 웃음소리가 계속 나고. 영화 채널을 틀어놓고 자면 중간에 공포영화 같은 게 나와서 자다가 막 악몽을 꾸더라.(웃음)


영화 '족구왕'의 쿠키 영상이 바로 이 작품. 이 작품에도 소공녀 쿠키 영상이 붙어 있다. 광화문시네마 작품 중 비교적 고예산의 작품에 해당한다. 주로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촬영하였다. 아파트 외부는 주민들의 반발이 있을까봐 어느 곳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내부공간은 전부 세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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